전시 ⟪그물⟫에서 이은지와 황원해는 긴 시간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 전시는 두 사람이 친구이자 동료로서 오랜 관계를 유지하며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경험과 감각을 공유한 데서 출발한다.

물질과 이름의 관계를 탐구하며, 사회적으로 사소하게 공유되는 공동의 것들을 추적하는 이은지는 이번 전시에서 끈과 끈의 합성어인 그물의 가벼운 물질성을 탐구하면서도 그 가벼움 속에서 건질 수 있는 무거움을 떠올린다. 유래가 불분명한 이름을 가진 돌을 종이로 추적해 오던 그녀는, 그물의 선과 틈으로 이루어진 덩어리를 상상하면서 돌과는 달리 일시적으로 명명되는 구름의 물성을 따라가는 신작 <뜬구름>을 함께 선보인다. 기능을 잃고 바닥에 박힌 듯한 덩어리 부채와,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 같은 조각난 코끼리는 각기 다른 무게감으로 바닥에 자리하며, 개인이 물질을 어떻게 인식하고 의미화하는지를 암시한다. 개인의 감상이 공동체 내에서 형성된 약속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살피며, 우리가 물질을 상대적이고 관계적으로 인식하고 서로 공유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도록 한다.

공간의 물리적 감각이 개인에게 사건으로 다가올 때의 징후를 포착하고, 포착된 표면적 이미지로 서사를 만드는 황원해는 이번 전시에서 내면의 세계로 깊이 잠수하는 과정을 통해 '그물'의 개념을 탐구한다. 이전의 작업에서는 표면인 바깥에서 안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화면을 포착해 왔던 그녀는, 이번 작업에서는 그물의 떠내려감과 떠오름을 닮은 회화적 움직임을 보여준다. 물속에서 체화된 움직임의 잔상과 그에 휘말리지 못하고 남겨진 끈적이고 질척이는 요소를 더해가는 과정을 통해, 수면 아래에서 펼쳐지는 일렁이는 현실과 혼재된 감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고 단절하는지를 탐구한다. 신작인 ‘Glass Trail’ 에서는 건물의 표면에서 올라오는 환영적인 이미지, 도시의 열기로 인해 올라오는 아지랑이로 인해 일렁이는 감각을 물의 속성과 연결지어 극적으로 드러낸다.  공간의 수평과 수직을 횡단하는 움직임은 아스라히 사라졌다가 희미하게 떠오르고 다시 연결되는 잔상으로 벽에 남는다.

‘스위밍 풀’이라는 물이 가득한 공간을 연상시키는 전시 공간의 이름과 좁고 높은 층고에서 비롯된 감각은 전시의 시작이 된다. 수없이 많은 망을 만들어온 두 사람은 이 공간에서 하나의 그물을 만들기 위해 교차점을 찾기보다는, 각자의 작업 방향과 궤도를 그물 삼아 서로를 축으로 멀리 또 가깝게 놓아보는 시도를 한다.

두 작가가 탐구하는 그물은 단순한 형태적 개념을 넘어선다. 그물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무엇을 걸러낼지는 예측할 수 없으며, 걸린 것들이 의도된 것일 수도 있지만 우연일 수도 있다.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표면적이면서도 내면적일 수 있는 이 전시는 두 사람의 관계로부터 시작된 망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관찰하고 유영하는 시도이다.

Mesh by Leeeunji and HWANG Wonhae visually explores various forms of nets, reflecting their long-standing shared experiences. This exhibition stems from their enduring relationship as friends and colleagues, during which they have exchanged both similar and distinct experiences and sensibilities.

Explo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material and names, Leeeunji traces the subtly shared commonalities in society while investigating the light materiality of the mesh, a compound word of strings, in this exhibition. In the midst of this lightness, she evokes the heaviness that can be gleaned from it. Having traced stones with obscure origins using paper, she presents a new series Head in Clouds, which imagines a mass composed of the lines and gaps of the mesh, following the ephemeral materiality of clouds that are temporarily named, in contrast to stones. The bulky fan that seems to have lost its function and is embedded in the floor, along with the fragmented elephant that looks as though it might disperse at any moment, each occupy the floor with different weights, suggesting how individuals perceive and ascribe meaning to materials. By examining how individual impressions are intertwined with promises formed within the community, her works encourage us to reconsider how we perceive and share material in relative and relational ways.

HWANG Wonhae captures the signs that emerge when the physical sensations of space confront an individual as an event, exploring the concept of "mesh" through a process of diving deeply into the inner world in this exhibition. In her previous works, she captured the gaze looking in from the outside of the surface, but in this show, she presents a painterly movement resembling the drifting and rising of the mesh. By adding traces of embodied movement submerged in water and the sticky, muddy elements that remain unentangled, she explores how we connect and disconnect the inner world with the external reality amidst the undulating sensations that unfold beneath the surface. In her new work, Glass Trail, she dramatically connects the shimmering sensations arising from the illusory images on building surfaces and the mirage caused by the heat of the city to the properties of water. The movements that traverse the horizontal and vertical dimensions of the space leave faint traces on the wall, appearing to vanish only to resurface and reconnect again.

The name of the gallery, "Swimming Pool," which evokes the sensation of a water-filled space, along with the unique sensory experience offered by its narrow, high ceiling, serves as the exhibition’s starting point. Rather than seeking intersections within the complex web of countless nets, the two artists aim to create individual meshes using their respective directions as the axis, positioning each other both distantly and closely.

The mesh explored by the two artists transcends simple formal concepts. It is unpredictable how far the mesh will expand and what it will filter out; the things caught in it may be intentional, but they could also be accidental. This exhibition, which can be both light and heavy, as well as surface-level and profound, seeks to observe and explore how the mesh, originating from their relationship, can evolve into a narrative.